[인천/경기]스웨덴 입양 김종대 씨 25년 만에 가족 상봉

  • 입력 2007년 10월 10일 0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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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어 마음이 아팠는데 이렇게 살아서 너를 만나다니….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 “스웨덴에서 자라면서도 항상 고국에 계신 부모, 형제를 그리워했어요.” 생후 6개월 때 스웨덴으로 입양된 지 25년 만인 올 8월 인하대 교환학생 자격으로 고국을 찾은 20대 청년이 꿈에 그리던 아버지와 감격적인 상봉을 했다. 》

주인공은 현재 인하대 언론정보학과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김종대(스웨덴명 룬드베리 파트리크·25) 씨.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스웨덴으로 입양된 그는 7일 부산 사하구 장림동의 한 주택가에서 친인척과 동네 이웃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버지 김봉환(59) 씨와 친형 종철(28) 씨를 만났다.

강산이 두 번 바뀌고도 5년의 세월이 더 흘렀지만 이들은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부둥켜안은 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김 씨는 “미안하다. 부모로서 면목이 없다”고 사죄했지만 종대 씨는 오히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며 위로했다.

종대 씨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부모가 이혼을 하는 바람에 형 종철 씨와 함께 고모에게 맡겨졌다.

그러나 당시 자녀 4명을 기르고 있던 고모는 생후 6개월이었던 종대 씨까지 돌보기가 벅차 종대 씨를 외국 입양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복지단체에 맡겼다.

종대 씨는 “스웨덴에 살면서 처음에는 스웨덴 생활과 정신을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커 부모를 찾을 마음이 없었다”며 “하지만 과거를 명확히 알지 않고서는 미래의 삶을 영위할 수 없을 것 같아 부모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스웨덴 말뫼대에 다니고 있는 종대 씨는 교환학생으로 입국한 직후 인하대 관계자에게 “어릴 때 부산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됐는데 부모를 찾고 싶다”고 부탁했고 학교 측의 도움으로 마침내 부모를 찾게 됐다.

종대 씨는 “11월에 학교 시험을 치른 뒤 아버지와 형을 다시 만나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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