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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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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열리는 것으로, 일반 대중이 인문학을 좀 더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행사는 수도권과 대학을 중심으로 펼쳐졌지만 올해는 대학과 여러 인문학 단체 등 14개 기관이 참여해 전국 8개 도시에서 동시에 공연, 전시, 문화체험행사 등을 진행하게 된다.
8일 오전 10시 반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리는 개막식부터 12일 오후 3시 전남대 인문대에서 열리는 폐막식까지 5일간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명사대담, 대중강좌, 학술제 등 모두 74개의 다채로운 행사로 구성된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2007년 인문학 주간 행사 현황 | |||
| 기관 | 일시 | 장소 | 주제 |
| 서울대 인문대학 | 8, 9일 |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 | 융합의 인문학, 창조의 인문학 |
| 경희대 시민인문학강좌 | 8∼12일 | 경희대 문과대 등 | 생활 속, 우리들의 행복한 인문학 |
| 문화사랑방 싸롱마고 | 7일 , 11∼13일 |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등 | 인문학과의 해후 |
| 서강대 종교연구소 | 10∼12일 | 서강대 국제회의실 다산관 | 죽음과 죽어감 그리고 영성 |
| 철학아카데미 | 8∼13일 | 철학아카데미 대강당 등 | 인문학과 이 시대 욕망의 얼굴들 |
| 충남대 대전인문학포럼 | 8, 9일, 11∼14일 | 충남대 인문대학 문원강당 등 | 인문학, 새로운 길을 떠나다 |
| 부산대 점필재연구소 | 8∼14일 | 밀양향교, 예림서원 등 | 오래된 미래, 우리 고전을 지역문화로 이뤄 가는 꿈 |
| 솔열린대학 | 8∼12일 | 국립대구박물관 등 | 역사 속의 대구, 현실 속의 대구 |
| 인디고 서원 | 6, 7일 | 부산 누리마루 등 | 인디고 유스 포럼 등 |
| 합포문화동인회 | 6, 9, 11, 12일 | 사보이호텔 등 | 영리더스강좌 등 |
| 원광대 인문학연구소· 열린정신포럼 | 7∼13일 | 원광대 60주년 기념관 등 | 인문학, 열린 정신과 만나는 길 |
| 동북아지석묘연구소 | 9일, 12∼14일 | 국립광주박물관 등 | 수천 년의 신비, 고인돌을 만나다 |
| 전남대 인문대학· 인문학연구소 | 8∼12일 | 전남대 인문대 소강당 등 | 열림과 소통: 따로 또 함께 |
| 아트앤스터디 | 8∼13일 | 온라인 www.artnstudy.com | 通 프로젝트 |
“인문학 위기는 우리말로 학문하지 못한 탓”
■ 오늘 ‘우리 학문 중심잡기’ 학술발표회
현재 인문학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가 실제 숨쉬고 사는 ‘삶’과 이를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앎’이 따로 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 삶과 앎의 불일치야말로 우리의 앎이 우리 삶의 언어인 우리말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8일 오후 1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한글날 국경일 기념 학술발표회 ‘세계화 속에서 우리 학문의 중심 잡기’에서는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우리말로 학문하기’를 되돌아본다. 외솔회가 주최하고 국립국어원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글재단이 후원한다.
‘우리말로 철학하기’ 운동을 펼치는 이기상(철학)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표문 ‘지구화 속 한국철학 중심 잡기’에서 우리 학계가 서양이론에 식민지화됨으로써 우리의 생활세계와 유리된 것이 우리 학문의 위기와 인문학 위기를 불러들였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를 극복하고 자생적인 이론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존재의 집’이자 ‘우리 의식의 밑바탕’을 이루는 우리말이라고 강조한다. 한자로 된 우리 문화유산과 서양어로 된 서양문물을 제대로 된 우리말로 번역하는 게 그 첫걸음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보편성을 추구하는 철학은 고전으로 회귀하려는 동양적 정통성의 사유보다 고전과의 대결을 통해 현실의 답을 찾는 서양적 독창성이 필요하다는 일종의 ‘단절론’을 펼친다.
조광(한국사학) 고려대 교수는 ‘민족사관과 우리 학문’에서 서구이론에 대한 추종을 비판하면서도 한국적 전통에서 지혜를 길어 올릴 수 있다며 ‘계승론’을 강조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식민사관과 이에 맞선 민족주의사관 및 유물사관은 당대 정치적 목적에 맞추다 보니 각각 보편성과 특수성의 균형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광복 이후 이기백의 신민족주의 사관과 강만길의 분단시대 사학론은 각각 실증성과 현재성을 강조해 그 한계를 극복했으나 식민사학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 멈췄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대안으로 ‘상생의 사학’을 제시하며 그 토대를 서양식 변증법보다 화쟁론과 원융론 같은 한국적 전통에서 찾자고 제안했다. 서양의 변증법이 “정(正)과 반(反)이 긴장과 투쟁을 거쳐 합(合)을 요구하는 사상”이라면 화쟁론이나 원융론은 “화(和)와 쟁(諍)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불이(不二)의 확대를 통한 회통(會通)의 사상”이라고 설명한다.
문학평론가 정현기 씨는 ‘문학의 날개이론으로 읽는 우리 말글’에서 “민족이 몸통이라면 그 두 날개는 말과 글”이라며 “문학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날갯짓이라 할 때 그 진정한 날개는 한문 일본어 영어가 아니라 우리말이 되어야 한다”는 ‘날개론’을 펼쳤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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