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곤 구속 이후 한달간 정윤재-김상진 30회 ‘차명통화’

정상곤(53·구속기소)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지난달 9일 이후 정윤재(44)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이 다른 사람 명의의 전화를 이용해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 씨와 한 달 동안 30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은 2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9일부터 김 씨가 재구속된 이달 5일까지 정 전 비서관과 김 씨는 전화 통화(19회)와 문자메시지(11회)를 집중적으로 주고받았다. 이전까지 두 사람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통화하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정 차장은 “주로 김 씨가 차명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의 부인 명의 전화 등 제3자 명의 전화를 이용해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정 차장은 또 “정 전 비서관 구속영장 청구 때 이 내용을 구속 필요 사유에 포함시켰지만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법원과 검찰의 견해 차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정 전 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달 8일 정 전 청장에게도 전화를 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위해 정 전 비서관의 형을 비롯한 친인척들을 소환 조사한 뒤 정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허위 용역계약서를 작성해 부산은행에서 27억5000만 원을 대출받아 빼돌리고 이위준(64) 부산 연제구청장에게 1억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뇌물 공여)로 김 씨를 이날 구속기소했다.

부산=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