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검은 11일 도박사건의 피의자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김해경찰서 소속 A(39) 경위 등 경찰관 11명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경위 등 김해경찰서 경찰관들은 4월 27일 오전 3시경 김해시 진영읍의 한 주택에서 남녀 22명이 속칭 ‘아도사키’ 도박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을 덮쳐 이들을 진영지구대로 연행했다.
그러나 경찰은 도박 전과가 있는 사람들은 훈방한 반면 전과가 없는 4명만 불구속 입건, 송치하는 등 사건을 축소한 것으로 검찰 재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직접 도박을 한 18명을 입건하고 이 중 도박 전과가 있는 2명을 구속했다. 구속된 2명은 경찰이 입건조차 하지 않고 풀어 준 사람들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도박 피의자 중에는 이 지역 사람들뿐 아니라 대전, 부산 등지에서 온 원정도박꾼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경찰들은 피의자들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도박 현장에 있던 자금 일부도 도박에 쓰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의자들에게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재수사 과정에서 노건평 씨의 중학교 후배인 박모(53·사업) 씨가 피의자들이 연행된 직후 진영지구대를 찾아간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근 박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사건 축소를 청탁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박 씨는 검찰에서 “아는 사람의 연락을 받고 지구대를 찾아갔지만 청탁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창원지검 성시웅 차장검사는 “경찰관 중 상대적으로 책임이 큰 3, 4명을 조만간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며 “경찰이 박 씨의 청탁을 받고 축소 수사했다는 증거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네 아주머니가 ‘집안에 일이 생겼다’고 해 같이 차를 타고 가 보니 진영지구대 앞이었고 그제야 ‘남편이 도박을 하다 연행됐다’며 선처를 부탁해 역정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기심에 지구대의 문을 열어 보니 사람이 많고 혼란스러워 경찰관은 만나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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