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아들-연예인 등 부실복무 127명 적발

  • 입력 2007년 7월 26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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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1700여개 병역특례업체를 상대로 석 달간 진행한 병역특례 비리수사 결과 지정된 업무를 이행하지 않고 부실 복무하다 적발된 사람이 고위공직자 자제와 연예인, 해외유학생 등 모두 127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복무한 특례자 부모들은 법조계 인사 1명과 전현직 차관급 등 고위공직자 4명, 대기업 임원 4명, 교수 3명 등으로 사회고위층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서울 동부지검은 26일 종합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한 뒤 음악활동을 한 천모(29)씨 등 가수 4명과 개그맨 손모(27)씨, 전직 차관급 공직자 아들 2명 등 부실근무한 병역특례요원 29명을 적발해 병무청에 행정처분을 추가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대학 후배들을 특례요원으로 받아들여 투자컨설팅 등 비지정업무에 종사시킨 배모(43)씨 등 특례업체 대표 3명에 대해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42)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모(29)씨와 원모(29)씨 등 가수 2명은 지난해 7월부터 한 특례업체에 편입한 뒤 출근하지 않고 음악활동을 했으며 또 다른 가수 조모(31)씨와 개그맨 손모(27)씨는 2004년 8월부터, 가수 김모(27)씨는 지난해 5월부터 각각 특례업체에 편입해 부실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전직 차관급 공무원의 아들 2명이 각각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2004-2005년에 귀국해 병역특례업체에 편입한 뒤 비지정 업무에 종사하거나 부실근무한 사실도 적발해 업체 대표들을 불구속 입건하고 특례자들을 병무청에 편입취소 행정처분 의뢰키로 했다.

검찰은 이로써 특례업체 대표 등 관계자 77명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이들을 입건(구속 27명 포함)하고 부실복무 사실이 드러난 병역특례요원 127명을 병무청에 편입취소 등 행정처분을 의뢰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부실근무 사실이 적발된 병역특례자들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3개 대학 출신자가 40명, 미국 등 해외대학 유학생이 16명으로 나타나 이들이 전체(127명)의 4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명관 차장검사는 "워낙 수사량이 방대해서 개별 사건들을 좀더 깊이 파고들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병역특례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향후 제도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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