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단답형 줄고 심층적 원리 묻는 문제 늘었다

  • 입력 2007년 6월 12일 03시 00분


그래픽 박초희 기자
그래픽 박초희 기자
중고교 자연계 과목 시험도 통합논술형으로 바뀐다

중간, 기말고사에 서술형 평가를 도입한 서울 부산 등의 중고교는 자연계 과목 시험에도 단답형 위주의 문제 대신 심층적인 원리를 묻는 문제를 많이 출제하고 있다. 자연계열 학생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인 글로 설명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이 같은 서술형 평가 문제는 자연계열 학생들의 논술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 강남지역 고교 중간고사, 과학원리 이해도-서술 능력 평가

얼마전 중간고사를 치른 서울 강남 지역의 몇몇 고교는 과학 과목 서술형 평가에 과학 원리의 이해도와 서술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구체적으로 자기장이 만들어지는 원리(물리Ⅰ), 체세포 분열의 목적(생물Ⅰ), 액체의 끓는 점과 기압과의 관계(화학Ⅱ), 하와이의 생성과정(지구과학Ⅰ) 등을 설명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이 같은 문제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과학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실제로 자연계열의 통합교과형 논술 문제는 자연 현상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형식이 많으며, 답안에 수식이나 그래프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고교에서 중간, 기말고사 때 출제하는 자연계열의 서술형 문제는 주요 대학이 제시한 통합교과형 논술 유형과의 연관성이 인문계에 비해 낮아 보인다. 이는 고교 교육과정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 과정상 자연 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으로 구분되지만 실제 자연현상은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

○ 대학 논술은 고교 2, 3학년 심화과정 연결하는 문제 나와

자연계 통합교과형 논술은 여러 과학 과목에서 배우는 개별 원리를 유기적으로 연관지어 이러한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목별로 수업을 진행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학교시험에 다른 과목의 내용을 통합한 문제를 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각 대학의 자연계 논술 예시 문제는 고교 2, 3학년 때 학습하는 심화과정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현행 고교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개별 과목을 공부하고 또 평가받도록 돼 있다. 엄밀한 의미의 자연계 통합교과 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다. 이 같은 교육과정상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다름아닌 서술형 평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학교 시험의 서술형 평가 문제와 ‘이지논술’ 등이 제공하는 예시문항을 잘 활용하면 자연계 학생들도 통합교과형 논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 자연계 논술고사 예시 문항

제시문> 지구는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과 함께 약 46억 년 전 먼지와 가스의 집합체인 태양계 성운에서 탄생하였다. 태양계 성운은 중력에 의해 수축하면서 회전력에 의해 납작한 원반 모양으로 바뀌었고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은 원반면에서는 먼지가 모여 점차 커다란 암석 덩어리로, 이들은 다시 미행성(微行星)으로 성장하였으며, 미행성들은 반복된 충돌에 의해 행성으로 성장하였다. 초기의 원시 지구는 충돌에 의한 열과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에 의한 열에 의해 높은 온도로 가열되어 거의 전체가 녹아 있는 상태였으며, 철질 마그마와 석질 마그마가 분리되면서 핵과 맨틀이 형성되었다. 식어가는 지구의 표면에서는 원시 지각이 만들어지고 끊임없는 화산활동에 의해 방출된 가스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질소가 풍부한 두터운 대기층이 형성되었다.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던 수증기는 지구 대기의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비가 되어 표면에 내려 최초의 바다를 형성하였다.

바다의 생성은 지구 표면의 진화에 대단히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표면의 2/3가 바다이며, 산소가 풍부한 대기가 존재하고,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현재의 지구는 태양으로부터의 거리, 지구의 크기와 화학조성, 바다 및 대기의 존재와 조성, 수많은 소행성과 혜성의 충돌 등 매우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 작용의 결과이다. 지구가 탄생할 당시에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이들 조건들이 조금만 달랐다면 전혀 다른 모습의 지구가 탄생하고 전혀 다른 지구로 진화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지구의 모습을 결정한 이들 조건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지구가 현재보다 태양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목성이나 그보다 먼 곳에서 생성되었다면, 얼음까지 끌어들여 지금보다 훨씬 거대한 행성으로 성장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아마도 주로 수소와 헬륨 등 가스 성분이 풍부한 목성형 행성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태양으로부터의 거리, 지구의 크기와 화학 조성, 대기의 조성, 바다 등은 지구의 표면의 온도를 결정하게 되는데, 만약 표면의 온도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에 너무 높거나 낮았다면 바다가 생성되지 않았을 것이며, 이 경우 지금과는 표면의 모습이 전혀 다른 지구로 진화했을 것이다.

아래 ㉮, ㉯와 같이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 지구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지 지질, 대기, 환경 및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의 관점에서 논하시오.

㉮ 지구가 반경이 약 3400km 정도에서 성장이 멈춰버린 경우 (단 지구의 평균 화학조성,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는 지금과 같다고 가정하자.)

㉯ 지구가 지금의 태양-지구 거리의 약 70% 거리에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경우 (단 지구의 평균 화학조성, 크기는 지금과 같다고 가정하자.)

고교서 출제된 문제를 기초로 만들어 본 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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