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 ‘부글부글’…‘서장이 폭행-욕설’ 주장 잇따라

  • 입력 2007년 6월 1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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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감찰부서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당한 경찰관이 상관인 경찰서장에게 경위를 설명하려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 지휘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장에게 일방적 폭행당해”

서울 시내 모 경찰서 소속 황모 경사는 지난달 13일 경찰 전용 인터넷 게시판에 ‘조직의 기생충 같은 감찰’이라는 제목으로 답글을 달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내부 감찰을 비판했다. 하지만 해당 경찰서 징계위원회는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위반’을 사유로 황 경사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황 경사는 서장에게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달 21, 22일 두 차례 서장실에 찾아갔지만 욕설과 함께 뺨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이 8일 게시판에 오르자 많은 경찰관이 불만을 터뜨리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경찰서의 서장은 “욕은 한 적이 없고 고성만 지른 것뿐”이라며 “그냥 나가지 않기에 몇 차례 밀었던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모자 안 썼다고 욕설 들어”

황 경사의 사건이 게시판에 오르자 다른 경찰서에서도 서장이 직원에게 손찌검을 했다는 주장이 게시판에 제기됐다.

이글에는 서울 모 경찰서장이 3월 1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 차단 근무 당시 모자를 쓰지 않은 직원이 버스에서 내리자 욕설을 퍼부으며 직원 2명을 폭행했다고 전했다.

또 이를 본 다른 직원들은 서장에게 맞지 않기 위해 허겁지겁 모자를 쓰는 소란이 있었으며 감찰에서도 이 사실을 알았지만 그냥 덮고 넘어갔다고 글을 올린 경찰관은 주장했다.

10일 해당 경찰서장은 “당시 현장에 경찰력 배치도 돼 있지 않고 직원들의 복장 상태도 불량해서 화가 나 직원 2명을 밀쳤다”며 “이후 직원 2명에게 공개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잇따라 게시판에 오르면서 경찰전용 내부 게시판에는 상급기관의 감찰이 하급직원에게만 강한 이중 잣대라는 불만을 터뜨리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편 10일 서울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은 일련의 폭행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며, 경찰청 총무과장도 게시판에 “감정 표출을 자제하고 사이버토론문화를 개선하자”는 글을 올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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