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허세욱씨 조문도 허락 안해줘"

  • 입력 2007년 4월 16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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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무효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 동지 장례대책위원회'는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씨의 장례를 가족과 함께 치를 수 없다면 자체적으로라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미FTA 저지 범국본 오종렬 공동대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 인사 15명이 참석했으며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유족이 허씨가 사망한 뒤 유해를 경기 안성 성요셉병원으로 옮긴 점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오종렬 공동대표는 "유족은 각서까지 써가며 허씨의 피부 이식수술을 강행한 대책위 몰래 허씨의 유해를 성요셉병원으로, 성남 화장장으로 옮겼으며 조문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며 유족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허씨의 마지막 길을 유족과 함께 모시자는 것이 대책위 전체의 의견"이라며 "`유골을 화장해 미군기지에 뿌려달라'는 허씨의 유언을 따르기 위해 유족에게 간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성현 대표는 "분신 첫날 허씨를 봤을 때 매우 위독했지만 병원은 소생 가능성이 70%라며 소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며 "그러나 병원측의 설명이 거짓말이었다는 점이 드러났으며 병원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허씨의 가족 입장은 기본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숨진 지 24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화장장으로 옮긴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대책위는 가족과 더불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책임질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고인의 영전 앞에서 한미FTA 체결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강 성심병원에서 `한미FTA 무효 허세욱 동지 촛불 추모제'를 열고 18일 오전 허씨의 영결식을 자체적으로 치른 뒤 21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앞에서 노제를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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