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서로 다른 이유로 에베레스트 오르는 두 사람

  • 입력 2007년 3월 23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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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손가락 모두 잃었지만 장애우에 희망 주고 싶어”▼

“에베레스트 정상에 꼭 올라 장애우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싶어요.”

열손가락이 없는 장애 산악인 김홍빈(43·송원대산악회OB) 씨가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의 최대 관문인 에베레스트(8850m)에 도전한다.

김 씨는 ‘희망을 위한 2007 한국도로공사 에베레스트·로체원정대’ 부대장으로 28일 네팔 카트만두로 출국한다.

다음 달 9일 에베레스트 남동릉 해발 54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5월 중 세 차례에 걸쳐 정상공격을 시도한다.

김 씨는 1991년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6194m)를 등반하다 동상에 걸려 양손의 손가락 모두를 절단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꾸준한 운동으로 재기에 나서 1997년 유럽 최고봉 엘브루스(5642m) 정상에 오르며 제2의 산악인생을 시작했다.

이어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와 남미 아콩카과(6962m) 등정에 성공한 그는 지난해 파키스탄 가셔브롬Ⅱ(8035m)봉과 시샤팡마 남벽에 올라 한 해 동안 8000m급 거봉 2개를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 씨는 “에베레스트 등정 후 남극의 빈슨매시프(4897m)와 호주 코시어스코(2230m)에 연속 도전해 남은 최고봉 등정을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작년 미스코리아美 등정… 새로운 도전 멈출 수 없어”▼

“30년 전 한국 산악계가 이룬 업적을 기리는 일에 함께하게 돼 영광입니다.”

2006년 미스코리아 미 김수현(22·조선대 문예창작학과 4년) 씨가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합류한다.

1977년 9월 세계 8번째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고상돈 씨의 등정 30주년을 기념하는 ‘박영석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김 씨는 “너무 설렌다”며 소감을 밝혔다.

원정대는 31일 네팔 카트만두로 떠나 4월 10일경 해발 57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할 계획이며 5월 10∼20일 정상공격에 나선다.

김 씨는 베이스캠프까지 오를 예정이다.

원정에 대비해 한달여 동안 하루 5시간씩 걷고, 주말이면 북한산에 오르며 하이킹으로 기초 체력도 다졌다는 김 씨는 “힘든 훈련을 통해 산 앞에서는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이번 등정이 문예창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내몽골에서 황사방지 캠페인에 참여하고 철원DMZ 국제평화마라톤대회, 우리문화재 찾아오기운동, 자선모금 바자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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