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보원 행세' 억대 사기

  • 입력 2007년 3월 20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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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검찰 정보원 등으로 행세하면서 사건을 잘 처리해주겠다고 속여 억대의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박모(52)씨를 구속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김모(57)씨를 지명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4월 초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카페에서 박씨의 먼 친척뻘인 강모(27)씨를 만나 "서울중앙지검의 아는 검사에게 부탁해 강도상해죄로 구속된 친구들의 공소장을 변경시켜주겠다"며 접대비와 로비자금 등 명목으로 1억18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9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3명의 피해자로부터 모두 1억60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검찰의 마약 관련 정보원을, 김씨는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을 각각 사칭 또는 행세했으며 실제로 모 지검의 검사와 수사관을 만나러 가는 자리에 강씨 등 피해자를 데려가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작년 6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강씨를 기다리게 한 뒤 현금 1000만 원이 든 봉투를 들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후 빈 손으로 나와 검사에게 로비 자금을 건네준 것처럼 행동했으나 실제로 피해자들의 청탁이 받아들여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그러나 경찰에서 "정말로 검사에게 돈을 건네주고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달아난 김씨의 행방을 쫓고 있으며 실제로 검찰에 돈에 건네졌다는 정황이 포착되면 해당 직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20001080|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001080|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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