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일산 고급주택가에 “주차장 만들라”무더기 계고장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한국판 베벌리힐스’로 불리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과 마두1동 주거전용 단독주택 주민들에게 무더기로 계고장이 발송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산동구청은 주차장법상 주택마다 주차장을 설치해야 하는데 대신 정원으로 꾸민 주택이 상당수라 이를 시정하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최근 보냈다.

이 단독주택지에는 935채의 고급주택이 들어서 있는데 한 집에 한 가구만 거주하도록 정해져 있어 밀도가 낮은 터라 집 앞 이면도로에 차를 세워도 주차난이 사실상 없다.

그러나 구청은 조사를 벌여 764채가 주차장을 마련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소유주 전원에게 ‘4월까지 집 내부에 주차장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는 계고장을 보냈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별 문제가 없기 때문.

한 주민은 “10년 동안 아무 불편 없이 잘 살았는데 지금 와서 불법이라 지적한다면 그동안 단속하지 않은 공무원은 직무유기였단 말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동네에는 가구당 2대씩 차를 댈 수 있는 공용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나머지 동네도 주차난이나 소방차 진입이 어렵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없다.

구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야 주거 밀도가 낮아 별 문제가 없으나 법적으로는 주차장을 짓게 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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