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의원들 혈세 ‘펑펑’

  • 입력 2007년 2월 13일 06시 54분


대구시의회가 예산 낭비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시의원 개인사무실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의원들이 줄줄이 관광성 해외 연수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 기간 중 해외 연수 다녀오자”=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은 전문위원 등 의회사무처 직원 2명과 함께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그리스, 이집트, 터키 등 3개국을 방문했다.

해외 연수 경비는 1인당 364만 원으로 시의원 1인당 연간 국외지원 여비 180만 원에다 의원 개인별로 184만 원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제교통위원회 소속 시의원 5명도 국외지원 여비와 개인비용(145만 원) 등으로 1일부터 10일까지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 등 3개국 해외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와 함께 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 건설환경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조만간 해외 연수에 나설 계획이다.

▽시의회 개인사무실 공사=시의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의원 29명 중 개인사무실이 있는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8명을 제외한 21명을 위한 개인사무실 조성 공사를 시의회 건물 내부에서 벌이고 있다.

4월 중순에 완공되는 이 공사에는 3억9000여만 원의 공사비와 1억9000여만 원의 집기 구입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시의회는 21개 사무실에 여직원 3명(7곳당 1명)을 배치키로 해 인건비 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와 열린우리당 대구시당 등은 “시의원들이 유급제 도입으로 어느 때보다 의정활동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 개인사무실부터 만들고 있다”며 “시의회 회기가 끝나면 빈방으로 놀릴 게 뻔한 개인사무실 운영에 많은 혈세를 들이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말했다.

▽해외 연수 논란=이들 시의원의 해외 연수 일정이 일부 관광지 견학 등으로 짜여져 눈총을 받고 있다.

대중교통 및 산업시설 견학 등을 내세워 해외 연수에 나선 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스페인 마드리드시의회와 KOTRA 리스본 무역관 등을 견학한 뒤 세계적 관광 명소인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 등을 둘러봤다.

또 행정자치위 소속 시의원들은 그리스 아테네시의회와 근대올림픽경기장 외에 이집트 룩소르의 고대문명 유적지, 터키 이스탄불의 지하궁전 등 관광 명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개인사무실 및 보좌관제 신설 문제로 비난 여론이 일자 해외 연수 경비를 반납하며 한때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던 시의원들이 올해 들어 개인사무실 공사가 시작되자 잇달아 해외 연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꼴불견”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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