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량 제한땐 문제없어… 물질 자체 금지는 과잉규제”

  • 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6분


하이닉스반도체 이천 공장 증설 논란의 중심에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구리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하이닉스가 증설을 추진한 이천 공장은 차세대 반도체 제조를 위해 구리배선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었다.

정부는 구리 등 19개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을 상수원보호구역에 지을 수 없게 한 ‘수질환경보전법’을 근거로 이천공장 증설을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물론 관련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도 정부의 논리에 대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조영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기술연구센터장은 “구리는 피와 뼈, 모발을 만드는 구성 물질”이라며 “몸에 필요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문제가 되는 소금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배출기준을 조절하면 되는데 물질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구리 배출량인 0.008ppm은 먹는 물 기준치인 1ppm의 125분의 1에 불과하다.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구리가 중금속이니 위험하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하이닉스가 방류하는 구리 양이 실질적으로 상수원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천 공장 증설에 반대 의견을 밝힌 전문가들도 구리 자체의 유해성에는 의문을 표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손정수 박사는 “구리 배출량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폐수 유출 등 사고에 대비하려면 상수원 보호를 위한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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