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全교단, 사학법 재개정 요구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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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단체 20명 국회회견 박종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 개신교와 가톨릭 종교단체 대표 20여 명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경제  기자
종교단체 20명 국회회견
박종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 개신교와 가톨릭 종교단체 대표 20여 명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경제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총무 권오성 목사)는 19일 오전 긴급 교단장회의를 열어 국회의 사립학교법 처리를 두고 최대 논란이 됐던 ‘개방형 이사제’의 개정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독교계 전 교단이 사실상 사립학교법 재개정 요구에 동참하게 돼 종교계의 사립학교법 재개정 투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 기독교단체 중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KNCC는 지난해 12월 소속 성직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사학법 개정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그동안 사학법 개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비쳐 왔다.

권 총무는 이와 관련해 “법안의 시행 과정을 지켜보고 장단점을 검토해 우리의 방침을 결정하려 했으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예장통합) 등 다른 종단에서 최근 강력한 반대투쟁을 천명하는 상황에서 더는 견해 표명을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제와 오늘 임원회의와 교단장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사학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 개방형 이사의 추천과 감사 선임을 다룬 사립학교법 13조 3항과 25조 5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KNCC는 20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종교계 학교의 개방형 이사는 교단에 일임하되 회계와 업무 운영은 각각 회계법인과 교육부에서 감사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가톨릭학교법인연합회 등 종교단체 대표 20여 명도 19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국회 회기 중에 사학법을 재개정해 개방형 이사제 등 위헌적 독소 조항을 없애지 않으면 학교 문을 닫겠다”고 경고했다.

한국가톨릭학교법인연합회 회장 이용훈 주교는 “천주교계는 사학법 개정안에 반대했던 주교회의의 방침에 따라 이 법의 재개정을 위해 다른 종교단체와 보조를 맞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선 총회장이 삭발 및 금식기도에 들어간 예장통합 측 목회자 30여 명도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한국교회 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삭발식을 하는 데 이어 오전 11시 광화문빌딩 감리교 본부에서 교단장협의회 소속 교단장들과 함께 단식기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등 7개 진보적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의 삶을 위로하고 정신적인 안식처를 제공해야 할 종교단체들이 사립학교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해 삭발과 단식 등으로 국회와 국민을 협박하는 것은 종교 본연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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