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 고용해 동료교사 협박한 초등학교 교감

  • 입력 2006년 11월 7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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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과 해결사를 고용해 동료교사를 협박, 거액을 뜯어낸 현직 초등학교 교감의 여죄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7일 "꽃뱀과 해결사를 고용해 동료교사로부터 7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공갈 등)로 9월 구속된 김제의 한 초등학교 교감 A(57) 씨가 같은 수법으로 전 현직 동료교사 3명으로부터 1억6500만 원을 뜯어낸 혐의가 드러나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꽃뱀 조모(42·여) 씨와 해결사 역할을 한 한모(59) 씨 등 일당 12명을 공갈과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바람잡이' 김모(59·여) 씨 등 4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 초 30년 동안 알고 지내온 교사 B(57) 씨와 전주시내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 40대 초반의 여성을 동석시켰고 술에 취한 B 씨는 이 여성과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게 됐다.

A 씨가 고용한 일당 2명은 현장을 덮쳐 B 씨에게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리겠다며 협박했고 A 씨는 이를 해결해 주겠다며 B 씨로부터 5000만 원을 뜯어냈다.

이런 수법으로 A 씨가 전 현직 동료교사 4명으로부터 뜯어낸 돈은 2억3500만 원.

그는 경찰에서 "도박으로 진 빚 1억 원을 갚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일행은 도박판에서 만났고 신용대출이 용이한 교사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꽃뱀, 바람잡이, 해결사를 서울과 부산 등에서 고용하고 붙잡혔을 때 행동강령까지 가르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피해 교사들은 50대 후반으로 구속과 간통피소로 인한 명예 실추 등을 걱정해 신속히 합의에 응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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