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의심때문에…" 아내 근무하는 은행서 공기총 난동

  • 입력 2006년 11월 6일 16시 50분


코멘트
아내의 불륜을 의심한 30대 남성이 아내가 근무하는 은행의 본점에 공기총을 들고 들어가 인질극을 벌이다 은행 청원경찰에 격투 끝에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공기총 실탄 한 발이 발사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7분경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은행 본점 현관 로비에서 정모(37·건설업) 씨가 VIP룸 직원 윤모(29·여) 대리를 공기총으로 위협하고 은행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5분간 난동을 부렸다.

그러나 이를 본 청원경찰 박모(42) 씨 등 3명이 곧 정 씨에게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공기총에서 실탄 1발이 천장을 향해 발사됐으나 다행히 피해자는 없었다.

경찰은 "공기총에 발사된 실탄을 포함해 5발이 장전돼 있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이 은행 인천 모 지점에 근무하는 부인 강모(34) 씨가 이 은행 신당동 모 지점에 근무하는 한모(35) 씨와 불륜 관계라고 의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정 씨는 한 씨를 만나 담판을 지을 생각으로 한 씨가 근무하는 지점으로 찾아갔다.

정 씨는 한 씨를 만나게 해주지 않으면 협박할 생각으로 공기총도 준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 씨는 경찰에서 "일주일 전인 지난달 31일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총포사에서 110만 원을 주고 5.9구경 공기총을 샀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씨가 총기소지 허가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 씨는 공기총을 든 가방을 소지한 채 지점장을 만나 "한 씨를 만나게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지점장이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하자 본점 은행장을 만나기 위해 여의도 본점으로 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정 씨가 은행에서 금품을 털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