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vs 檢 날선 공방… 휴일잊은 ‘론스타 충돌’

  • 입력 2006년 11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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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판단을 증권시장 관계자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모욕적 이야기라고 생각한다.”(채동욱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검찰이 민사법과 상법을 공부하셔야 한다.”(민병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법원과 검찰은 휴일인 5일에도 론스타 본사 임원 등에 대한 체포 및 구속영장 기각 문제를 놓고 거친 말을 주고받았다. 대검에서는 수사책임자인 채 기획관이, 법원에서는 3일 새벽 영장을 기각했던 민 부장판사가 직접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6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 7일 검찰이 재청구한 체포 및 구속영장 심사가 예정돼 있는 것을 염두에 둔 ‘장외 여론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검찰, 영장기각 사유 반박 총공세=채 기획관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긴급브리핑을 자청해 민 부장판사가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법률담당 이사에 대한 체포영장과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내놓은 이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A4 용지 13장 분량의 반박 자료를 읽은 채 기획관은 “법원과 검찰의 공방으로 비쳐 유감이지만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게 오히려 더 우선하는 가치”라며 법원 쪽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법원의 별건수사(다른 혐의로 구속한 뒤 본래 사건을 조사하려는 것) 논란에 대해선 “1개월 넘게 많은 수사 인력을 동원해 조사해 왔는데 하루 이틀 기록을 본 분이 그렇게 단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원 “영장 받으려면 판사 설득하라”=채 기획관의 브리핑이 끝난 지 1시간쯤 뒤인 오후 2시 15분경 민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기자실을 찾아와 40여 분 동안 채 기획관의 브리핑을 반박했다.

민 부장판사는 “검찰이 민사법 상법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비난한 뒤 “검찰은 수사가 안 되면 법원이 책임지라고 하는데 수사가 안 될 것에 대한 명분 쌓기 아니겠느냐”며 검찰의 강경 대응이 의도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떠밀려서 수사를 하다 보니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라는 말도 했다.

그는 체포영장 문제에 대해선 “검찰이 청구한 영장에는 범죄인 인도 부분은 빠져 있었다”며 “당장 범죄인 인도청구를 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왜 체포영장을 지금 받아야 하느냐”고 역설했다.

그는 “체포영장도 결국 판사가 도장을 찍어 주는 것인데 (잘못된 영장에) 도장을 찍으면 판사가 독박을 쓴다”면서 “내가 왜 검찰의 보증수표가 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영장기각 사태에 대한 법원 및 검찰 견해
법원쟁점검찰
이득을 챙긴 게 없어 구속사안이 안 된다사안의 중대성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의 중대 범죄
시장에서 눈치 채고 있던 정보외환카드 감자설 허위 유포대주주인 론스타가 직접 유포
미국에 있어 당장 잡을 수도 없는데 왜 청구하나론스타 본사 임원 체포영장출석요구에 불응했으면 체포요건 된다
별건수사를 위한 구속은 인질수사로 옳지 않다 별건수사 논란 주가조작 자체로도 죄질이 중한 엄청난 사건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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