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실패 대학원생 채용정보 해킹

  • 입력 2006년 10월 31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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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취업 준비생이 자신이 지원한 대기업 신입 사원 채용 서류전형에서 떨어지자 이에 불만을 품고 인터넷 해킹을 통해 입사 지원자들의 개인 정보를 유출했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LG전자 신입사원 채용사이트를 해킹해 입사 지원자들의 지원서를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홍익대 대학원생 임모(26) 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는 9월26일 LG전자 신입사원 채용 사이트를 해킹해 입사 지원자 2만2000여 명 중 3600여 명의 지원서를 열람하고 이를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취업 관련 카페 게시판에 올린 혐의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임 씨는 9월12일 LG전자 전산직 신입사원 채용에 지원했으나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이 회사 채용 사이트를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씨가 유출한 입사 지원서에는 지원자들의 사진과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가족관계 학점 자기소개서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임 씨가 대학 4학년이던 2003년부터 최근까지 여러 대기업에 입사 지원을 했지만 취업하지 못했고 면접도 보지 못하고 서류전형 단계에서 떨어지자 불만을 갖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 씨는 LG전자뿐 아니라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 포스코 동부그룹 KTF 등의 채용사이트도 해킹해 입사 지원자들의 지원서를 불법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정석화 경감은 "임 씨가 불법으로 열람한 입사 지원서는 모두 1만4000여 건"이라며 "해킹당한 기업들의 채용사이트들은 보안상태가 허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를 본 채용사이트의 경우 지원자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입력하면 채용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고 이런 방법으로 사이트 주소를 알게 되면 다른 지원자들의 지원서도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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