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千년 갓바위’ 새 옷 입는다

  • 입력 2006년 10월 27일 0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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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북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관봉(冠峰·850m) 정상의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431호)앞.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6일)을 앞두고 80여 평의 ‘기도마당’에는 수험생 학부모 등산객 등 100여 명이 자리를 메웠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이곳을 찾는다는 홍선미(54·여·대구 북구 침산동) 씨는 “비바람을 견디며 장구한 세월 속에도 한결같은 갓바위를 찾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고 말했다.

연간 250만 명의 인파가 1000년 넘는 세월을 이어온 갓바위 불상을 마주하기 위해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 석불은 1962년 10월 2일 ‘또 하나의 약사여래불-팔공산 벼랑 끝에 외로운 좌선천년’이라는 제목의 본보 기사를 통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이곳은 365일 전국 곳곳에서 많은 사람이 찾는 ‘국민의 바위’로 자리 잡았다.

이제 갓바위도 시대 변화에 맞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조계종과 갓바위를 관할하는 선본사는 5년 계획으로 갓바위 일대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갓바위로 가는 길을 돌계단으로 바꾸는 공사가 한창이며, 악취가 심했던 재래식 화장실도 대소변을 메탄가스로 바꿔 처리하는 시설로 개선했다.

선본사 주지인 정묵 스님은 “2008년까지 정비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이후 중국과 일본 등 외국에도 갓바위 홍보활동을 적극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종종 지적돼 왔던 갓바위 기울기 현상에 대해서도 문화재청이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최근 3년 동안 갓바위를 점검한 결과를 올해 3월 발표했다.

현재로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바위의 틈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찰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최근 갓바위를 찾았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전국 제일의 기도처인데도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해 오르내리다가 다치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며 “갓바위가 국민의 바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종단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산시는 27일 선본사 입구 갓바위 주차장 일대에서, 대구 동구청은 28, 29일 갓바위와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서 가을축제를 각각 개최한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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