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분당 알짜땅 외국기업 특혜 임대 논란

  • 입력 2006년 9월 22일 02시 59분


경기 성남시가 외자 유치를 명분으로 외국투자기업에 분당신도시 내 공공청사 부지 2000평을 무상 임대해 줬으나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펀스테이션 USA의 국내 투자법인인 ㈜펀스테이션은 21일 분당구 수내동 일대 1985평 대지에 연면적 7675평(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어린이 전용 교육문화시설에 대한 기공식을 열었다. 2008년 준공되면 이곳엔 놀이테마파크, 스포츠센터, 영어도서관, 박물관, 학원, 공연장 등 어린이 전용시설이 들어선다.

이 대지는 당초 성남시 소유의 공공청사 용지였으나 펀스테이션 측의 투자 제안을 받은 성남시가 2004년 10월 대지 용도를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로 변경해 투자가 가능하도록 해 줬다.

조건은 펀스테이션 USA 측이 30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투자해 건물을 짓고, 완공과 함께 성남시에 기부하는 대신 토지와 건물을 20년간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용도변경 당시부터 “건물 건축비 겨우 300억 원을 유치하려고 시가 500여억 원에 이르는 분당 한복판의 노른자위 땅을 내주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에는 건축 허가가 나고 착공까지 했으나 지금까지 투자된 돈이 200만 달러에 불과하자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윤광열 성남시의원은 “성남시가 한국수출보험공사에 확인 의뢰해 최근 통보받은 신용평가 결과 펀스테이션 USA의 순매출액이 115만 달러(약 11억 원)에 불과하며, 미국회사 공동대표에 한국 측 펀스테이션 대표이사의 형이 등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현재 200만 달러가 입금됐다고 시와 회사 측이 주장하지만, 아직까지 증거서류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 돈이 정말 외국자본인지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펀스테이션 측은 이에 대해 “2008년 완공 때까지 3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펀스테이션 USA는 미국에 17개 센터를 두고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인데, 국내에서 1개 센터의 매출액만 잘못 조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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