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하기관 1인 月인건비 421만원…일반 사업장의 1.8배

  • 입력 2006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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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하기관들이 직원 1명에게 지출하는 인건비는 일반 민간사업장보다 최대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이 19일 내놓은 108개 정부산하기관 인건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관의 직원 1인당 월평균 인건비는 421만 원으로 집계됐다.

5인 이상 일반사업장의 1인당 월평균 인건비(240만 원)에 비해 181만 원(75%), 비교적 규모가 큰 500인 이상 사업장의 월평균 인건비(354만 원)보다 67만 원(18%) 많은 것.

108개 정부산하기관은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 민영화법에 따라 정부가 직접 감독하는 기관이다.

김 의원이 조사한 정부산하기관의 인건비에는 기본급, 수당(정기상여금, 성과상여금, 초과근무수당 등), 급여성 복리후생비(급식, 통근, 휴가보조비, 체력단련비 등) 등 직원에게 지급되는 모든 형태의 항목이 망라돼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인건비에는 기본급과 성과급 정도만 계산돼 실제 인건비보다 적게 나타났다”면서 “정부산하기관 직원들의 인건비 전체 규모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정부산하기관의 직원과 인건비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2년 총 10만566명(계약직 제외)이던 정부산하기관 직원 수는 지난해 11만2247명으로 3년 사이 1만1681명(11.6%) 늘었다.

총인건비도 2002년 4조2233억 원에서 지난해 5조6706억 원으로 3년 새 1조4473억 원(34.2%)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산하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인건비를 지출한 곳은 KOTRA로 1인당 연평균 인건비는 8877만 원이었다. 이어 한국증권선물거래소 8333만 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7930만 원, 한국인터넷진흥원 7497만 원 순이었다.

정부산하기관의 기관장 연봉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4억2532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용보증기금 3억9654만 원, 한국증권선물거래소 3억6000만 원, 기술신용보증기금 3억5726만 원, 한국가스안전공사 3억3567만 원 등이었다.

김 의원은 “정부산하기관들이 제 식구 배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정부는 산하기관들의 경영실태를 조사한 뒤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에서 정부투자기관 대부분이 정부지침을 초과해 인건비를 과다하게 인상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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