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사람/중부대 한국어학과 최태호 교수

  • 입력 2006년 9월 4일 0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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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을 해 한국에서 사는 여성들을 돌보는 것은 한국인의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충남 금산군에 있는 중부대 한국어학과 최태호(48·사진) 교수는 금산에 시집 와 사는 외국인 여성들에게 스승이자 믿음직한 오빠다.

우리말은 물론 요리와 문화 등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골고루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금산군 진산면 만악리에 살고 있는 최 교수는 5년 전 이웃집 농촌총각과 결혼한 23세의 베트남 여성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매일 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돕기로 마음먹었다.

“하루빨리 이곳 생활에 적응하게 돕는 것이 한국어학과 교수로서 의무라고 생각했어요.”

최 교수는 중부대 한국어교육원 강의실을 빌린 뒤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외국인 여성을 모았다.

처음엔 필리핀과 베트남 출신 여성 등 8명이 전부였다. 200여 명으로 추정되는 전체 외국인 여성에 비해 적은 수였지만 우리말과 요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소문이 퍼지면서 인원이 늘어나 금산군청이 버스를 지원해주고 충남도청에서는 돈을 지원했다.

요즘은 금산군 금성면 다락원에서 50여 명을 대상으로 정규 교육을 실시한다.

화요일에는 직접 쓴 ‘초보 한국어’ 강의, 금요일에는 우리노래를 가르치거나 요리사를 초청해 요리 실습을 하고 주변의 문화 유적 답사도 한다.

2일 열린 부부세미나에는 80여 명이나 참가했다.

최 교수는 “이들의 국적이 다양하다 보니 영어로 하면 필리핀 여성은 좋아하지만 베트남 여성은 못 알아들어 이참에 베트남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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