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고위인사의 동생, 오락실 실제소유주 혐의 수사

  • 입력 2006년 8월 22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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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적으로 변조된 성인 게임기로 영업을 해오다 경찰에 적발된 성인 오락실의 실제 소유주가 여권 고위 인사의 친동생인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22일 "지역 언론에 여권의 고위 인사로 현재 주요 단체장을 맡고 있는 K 씨의 동생(52)이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산로터리 근처 호텔 3층에서 바지사장을 내세워 오락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돼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실제 소유주가 K 씨의 동생인지는 과거 경찰조사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실제 소유주가 따로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K 씨의 동생이 이른바 '바지사장'인 이모(33) 씨를 내세워 이 오락실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으로 불리는 K 씨가 거의 매일 오락실에 출근하며 영업 활동을 관리해 왔다"며 "주점 운영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하던 그가 성인오락실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는 몇 년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오락실은 바다이야기를 변조한 이른바 '짝퉁' 오락기를 대량으로 구입해 사용해 오다 지난달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적발돼 이씨가 불구속 입건되는 등 올해에만 3차례나 적발됐다.

그러나 영업정지기간이 지나면 다시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이 오락실은 처음에는 바다이야기 등 정품 오락기 100여 대로 운영해 왔으나 4월 중순부터 총 60대의 짝퉁 바다이야기 기계를 정품 가격의 60~70%선인 대당 440만 원씩 총 2억6000여만 원에 사들인 뒤 하루 평균 15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K 씨는 이와 관련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명절 때 막내 동생을 만났는데 부산에서 성인오락실을 한다고 해서 그만두라고 한 바 있다"며 "형제들의 돈을 가져다 사업을 벌인 뒤 갚지도 않고 부도를 내 구속되는 등 행실이 좋지 않아 얼굴을 본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제가 된 오락실 실제 소유주는 동생이 아니라 거제도 출신의 먼 친척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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