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달아난 강도범 ‘사죄 편지’ 썼다가…

  • 입력 2006년 8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5월 22일 이른 아침 현관문에 걸린 우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유모(34·여) 씨는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유 씨는 A4용지 2장에 쓰인 편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미안합니다. 사죄드립니다”라고 시작된 편지는 한 달 전 그를 위협해 돈을 빼앗으려 했던 강도가 쓴 것이었다.

범인은 “그 일은 실수였다”며 “언젠가는 보상하겠으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적었다.

같은 내용의 편지가 이틀 뒤인 24일에도 발견되자 겁이 난 유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보상하겠다’는 말이 ‘복수하겠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불안해했다.

그에 앞서 4월 24일 오후 2시 반경 서울 송파구 방이동 자신의 다세대주택 1층 현관문을 여는 순간 유 씨는 윤모(29) 씨에게 습격을 당했다.

유 씨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과도를 들이댄 윤 씨는 “돈을 내놓으라”며 위협했고 겁에 질린 유 씨는 윤 씨의 새끼손가락을 꽉 깨물었다. 처음 범행에 나섰던 윤 씨는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자 그대로 달아났다.

그 후 윤 씨가 보낸 사죄의 편지는 경찰 추적에 중요한 단서가 됐다. 경찰은 편지에서 채취한 지문을 토대로 윤 씨를 붙잡아 7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