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성실맨보다 아이디어맨 우대”

  • 입력 2006년 8월 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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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일을 성실히 잘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시도를 많이 하는 사람이 우대받게 될 것입니다.”

오세훈(사진) 서울시장이 취임 한 달을 즈음한 31일 세종문화회관에 서울시 본청과 사업소 직원 4000여 명을 모아 놓고 이렇게 선언했다. “무난한 성공보다 모험하다가 실패하는 게 더 낫다”는 말도 했다.

40대 중반의 젊은 시장이 민선 4기 ‘서울호’에 상상력과 창의를 주문하고 나섰다.

‘시민 행복지수를 높이고,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경쟁력 지수를 높이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면 경직된 공무원 조직 문화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믿음에서다.

처음에는 “그냥 하는 소리”로 가볍게 여기던 직원들도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4년만 하고 물러난 역대 민선 시장들과 달리 총임기 8년이 되도록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한 사실도 ‘중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 시장 취임 이후 내용이 다듬어지지 않고 서툴더라도 발의자로 인정해 주는 ‘아이디어 실명제’가 도입돼 아이디어들이 쏟아지는 것도 변화의 한 단면이다.

특히 오 시장이 “외국 관광객들이 1주일 동안 구경할 만한 볼거리, 놀거리,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의 관광 포인트로 만들겠다”고 한강 종합개발 프로젝트 추진을 언급한 이후 한강은 아이디어 생산의 단골 항목으로 떠올랐다.

‘인천 앞바다까지 뱃길을 내자, 한강 다리 위에 버스 정류장을 설치하자, 곳곳에 음악 분수를 조성하자, 강변에 백사장을 만들자….’

오 시장은 ‘고객 감동 행정’을 위해 연공서열 기준이 아니라 열심히 일한 사람이 평가받는 신(新)인사 시스템 도입과 적발 위주의 감사가 아니라 결과가 나쁘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한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칭찬하는 감사’로의 시스템 변화를 추진 중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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