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군기잡는 고참? 보살피는 멘토!

  • 입력 2006년 6월 23일 06시 50분


“공무원은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면서 적당히 근무할 거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실제 근무해보니 꽤 다르네요.”

다른 직장에 다니다 일반행정 9급 시험에 합격해 2월 경북도청 과학기술진흥과에 발령받은 유승희(29·여) 씨.

유 씨는 “공무원이라면 복지부동이란 말이 떠올랐는데 실제로는 내부의 경쟁도 심하고 자기개발 노력을 하는 분위기”라며 “선배의 도움으로 빨리 신입 직원의 티를 벗고 행정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6월 선배와 후배 직원이 짝을 지어 업무와 인간관계를 향상시키는 멘토링제를 도입했다.

멘토와 멘티 관계를 맺은 도청 직원 144명은 최근 한 자리에 모여 서로 활력소가 되자고 다짐했다.

3개월째 멘토 역할을 하는 기획관리실 서정찬(40·6급) 씨는 “요즘 신입직원은 업무에 빨리 적응하는 편”이라며 “후배를 가르친다기보다는 내 자신이 스스로 모범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멘토링을 조직의 활력소로 활용하는 모습은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경북 경주의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해 도입한 멘토링제에 72명이 참여했다. 이달 초에는 선후배 직원 50명이 멘토링 결연식을 가졌다.

이곳에서 10년 째 근무 중인 기술부 이상관(37) 씨는 “동생 같은 후배가 한국의 전력산업을 이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도 올해부터 ‘장학’멘토링제를 도입했다.

초등교사 20개 팀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122개 팀, 488명이 지원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이 가운데 41개 팀 164명이 멘토링제에 참여하고 있다.

선배교사 1명이 후배교사 3명을 맡아 수업기술과 학급경영, 학생상담요령을 가르치고 있다. 중등교사 460명도 이달부터 멘토와 멘티가 됐다.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이희갑 장학사는 “새로 발령받은 교사들은 학기별로 수업 장면을 녹화해 멘토에게 보여준 뒤 조언을 받을 예정”이라며 “멘토링제를 통해 유능하고 실력 있는 교사를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멘토링:

업무에 경험이 많은 선배 멘토(mentor)가 후배인 멘티(mentee)를 지도해 실력과 잠재력을 키우는 활동.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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