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 호적변경 각계 반응

  • 입력 2006년 6월 22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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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 전환자의 호적상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한 대법원의 22일 결정에 대해 성전환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종교계와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내년 쯤 성전환 수술을 할 예정인 정모(26) 씨는 "나를 포함해 주변 친구들 모두 사회의 밝은 곳으로 나갈 수 있게 돼 모두 기뻐하고 있다"며 "이제 누구나 원하면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전환자성별변경 법제정 공동연대'의 최현숙 운영위원장은 "사회적 고통과 편견 속에 시달려 왔던 환자들을 위해 사법부가 전향적 판결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며 "불가피한 상황에 이른 이들의 성적 권리는 존중받아야 하며 사회에서 표명하는 우려는 지나친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창영 신부는 "이미 성전환한 사람들에 대해 배려할 필요는 있지만 쉽게 자기 성을 포기할까봐 우려된다"면서 "특히 청소년들에게 성을 사회적 선택사항으로 인식할 경우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조성택(불교철학) 교수는 "불교에서 성은 본질적이 아니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아무나 성전환을 선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소수의 행복 추구권 때문에 성(性)의 정체성에 타격을 주는 판결은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우리나라도 소수도 배려하는 포용력 있는 사회로 한 발자국 내딛었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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