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돈받은 혐의 변양호씨 체포

  •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1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변양호(52·사진) 보고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의 부채 탕감과 관련해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12일 검찰에 체포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 8시 40분경 변 대표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자택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변 대표의 자택과 서울 중구 소공동 보고인베스트먼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외환은행의 보고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출자 자료 등을 확보했다.

변 대표는 금융정책국장 재직 시절인 2001∼2002년 산업은행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위아의 부채 997억 원 가운데 202억 원을 탕감해 주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동훈(구속 기소)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에게서 수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변 대표의 금품수수 혐의를 조사해 14일 오전 8시 이전까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2003년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되는 과정에 변 대표가 부당하게 개입했는지와 외환은행이 지난해 보고인베스트먼트에 400억 원을 출자한 것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변 대표는 행정고시 19회로 재경부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담당관, 금융정책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금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외채 협상 실무를 맡았으며 이후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에도 관여했다.

그는 2002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뽑은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15인’에 들기도 했다.

또한 그는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맡고 있던 지난해 1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며 사표를 낸 뒤 사모펀드(PEF)인 보고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최근 비씨카드 인수를 선언했다.

잘나가던 그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 불거진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 때문으로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될 당시 실무를 맡았던 그는 4월 감사원에서 밤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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