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警, 서해 NLL 뚫려도 ‘깜깜’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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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선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연평도에 도착할 때까지 남한 군경이 이들을 전혀 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8t급 중국 어선 ‘랴오둥어 558호’의 선장 쑨톄핑(38) 씨가 지난달 30일 0시 17분경 인천 옹진군 연평도 동남쪽 M횟집 앞 모래사장에 배를 정박한 뒤 흉기에 찔린 선원 창징핑(36) 씨를 치료해 줄 것을 주민에게 요청했다.

랴오둥어호는 NLL 북측 해역인 이력리도 인근에서 조업하다 29일 오후 NLL을 넘어 3시간 이상 남쪽으로 항해해 연평도에 도착했지만 군경의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다.

군경은 연평도 주민이 중국 선원을 치료해 달라고 119 구조대에 전화를 걸어 요청할 때까지 중국 어선이 접안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날 NLL 주변에서는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한 해군 함정 2개 편대와 해경 경비함 3척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었다.

25일 오후 1시 반경에는 북한 주민 A(42) 씨가 부인(39)과 아들 2명을 목선에 태우고 옹진군 울도 인근 해상으로 귀순했다.

이들도 NLL을 넘어 울도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인천항에서 서남쪽으로 70여 km 떨어진 울도는 인천에서 뱃길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해경 관계자는 “해군으로부터 NLL을 침범한 선박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중국 어선은 해군이 작전을 통제하는 구역으로 넘어와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군은 “NLL을 넘은 중국 어선이 레이더에 잡혔으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라졌다”며 “짙은 안개로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수색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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