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사람/보건의 날 무궁화장 받는 김인권 원장

  • 입력 2006년 4월 7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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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했을 뿐인데….”

한센병 환자 치료에 평생을 바친 사회복지법인 여수애양병원 김인권(金仁權·56) 원장이 7일 보건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는다.

전남 여수시 율촌면에 자리잡은 애양병원은 1909년 외국 선교사가 설립한 국내 최초 한센병 치료기관.

김 원장은 1980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면서 한센병 환자와 인연을 맺었다.

2년여 동안 환자들의 고통스런 삶을 지켜봤던 그는 1983년 애양병원을 찾았다.

모교인 서울대가 제의한 의대 교수직까지 물리쳤다.

그가 한센병 환자에게 사랑의 인술(仁術)을 펼친 지 올해로 23년째.

의사 8명에 98병상의 그리 크지 않은 병원이지만 한센병 환자에겐 더 없이 포근한 보금자리다. 88명의 환자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병원 내 양로원에서 지낸다.

하루 평균 500여 명의 환자가 찾는다. 고관절 및 슬관절, 인공관절치환술과 척추질환 치료 병원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 김 원장은 매달 250여 건의 수술을 해야 한다.

김 원장은 8년째 중국 옌볜(延邊)을 찾아 고관절 환자에게 무료 시술을 해왔다. 50여 명의 환자가 김 원장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2003년부터 의료봉사를 해온 베트남은 5월 방문할 예정이다.

평생을 환자와 함께 보낸 그는 2004년 서울대 의대 동창회가 참 의사의 도리를 널리 일깨운 장기려 박사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장기려 의도상(醫道賞)’ 1회 수상자로 선정됐었다.

“나를 간절하게 원하는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오히려 제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죠.”

그는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은 그 분들께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정성을 다해 진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요즘 이리저리 병원을 옮기는 의사가 많은데 한 곳에 머무를 수 있다면 그 또한 행운이고 행복이 될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충고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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