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한국미술대전 도예부문 대상 조유복씨

  • 입력 2006년 3월 21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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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도공의 혼이 어우러진 청자를 만들고 싶어요.”

최근 한국미술대전 공모전에서 청자상감용병으로 도예 부문 대상을 받은 전남 강진군 고려청자사업소 조유복(曹有福·44·8급) 씨.

23년 전통의 한국미술대전 도예 공모전에서 강진군의 도공(陶工)이 대상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도공 8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천년 신비를 간직한 ‘강진 청자’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그가 출품한 청자상감용병은 입이 조그맣고 넓은 어깨가 밑으로 내려갈수록 가늘어지는 전통 도자기 모양. 4신(神) 가운데 주작(朱雀)을 문양으로 새겨 예술적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조 씨가 도공의 길에 들어선 것은 18년 전. 고려청자를 구워냈던 가마터가 많아 사적68호로 지정된 강진군 대구면 당전마을에서 태어난 뒤 어릴 적부터 도자기 파편을 만지며 놀았다.

그는 1988년 마을에 고려청자 연구하고 기술을 재연하는 청자사업소가 문을 열자 일용직으로 채용됐다. 10여 년 동안 도자기에 문양을 새기고 유약을 바르고 가마에 굽는 과정을 배우고 2003년부터 조각실에서 본격적인 도공수업을 받았다.

4신도를 특히 잘 그리는 조 씨는 그동안 강진청자문화제, 목포국제도자공모전 등 크고 작은 공모전에서 8차례나 상을 받았다.

조 씨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 당시 각국 정상의 식탁에 ‘청자상감 용봉국화문개합(청자합)’을 만들어 올린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조 씨의 꿈은 올해 열리는 세계도자엑스포공모전에서 입상해 강진청자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

그는 “전통 자기에 현대적인 미적 감각을 가미한 생활자기를 널리 보급해 도자기 대중화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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