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는 직장인들에게 희비가 교차하는 시기이다. 소득공제를 통해 세금을 환급받거나 추가 징수를 당하기 때문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말처럼 납세는 국민으로서 성실히 이행해야 하는 의무다. 그러나 공평한 납세의 의무보다 우선되어야 할 기본권이 있다. 생존권의 보장이 바로 그것이다. 세금 때문에 기본적인 생계가 위협을 받는다면 그 대상이 아무리 소수라도 징세 방법에 대해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한국의 법령은 채무자 재산에 대해 강제 집행을 할 때 조세 채권에 대해서는 이에 앞서 설정된 담보권보다도 우선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등으로 채무자의 생존권이 덜 위협받는 방향으로 민사집행법 등 관련법이 바뀌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연말정산을 통해 소득세를 추징할 때는 아직까지 보호 장치가 없다. 정산 결과에 따라 1월 급여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추징당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세금 때문에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연말정산 후의 소득세 징수는 조세 징수를 국민의 최저생계 보장보다 우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민사집행법상의 최저생계비 보장제도 등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면 최저생계비를 초과하는 세금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 나눠 내도록 할 수도 있다.
류창호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refresh3@kl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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