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中 혁명음악가 정율성선생 생가터 진위 논란

  • 입력 2005년 10월 20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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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태어나 중국의 대표적 혁명 음악가로 이름을 떨친 정율성(鄭律成·1914∼1976 중국명 정뤼청) 선생 기념사업이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시는 19일 “최근 정 선생 생가 복원을 비롯한 기념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정 선생의 거주경력 및 생가 터를 조사한 결과 그동안 알려진 남구 양림동 79번지는 생가일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그동안 양림동 생가에 대한 생가 복원 및 주변 정비사업비 20억 원 지원방침을 철회하고, 국비 250억 원 지원을 요청중인 기념관 건립은 시 차원에서 간여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남구와 중국 대외문화연락국이 다음달 11, 12일 이틀간 광주문예회관에서 공동 주최하는 ‘제1회 정율성 국제음악제’에는 당초 방침대로 5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시는 이날 “양림동 79번지는 1918년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1대 1만 광주지형도에 숲으로 표기돼 있고 종묘장, 농업학교, 잠업강습소가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정 선생이 출생한 1914년 당시 가옥이 있을 수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문제의 토지 인근에 몇 채의 가옥이 나타난 것은 1939년 고시된 광주시가지계획 도면이 처음이며 정 선생의 넷째 형인 정의은이 그 땅을 사들인 시기는 1944년이라는 것이 시의 조사 결과.

그러나 남구는 “가족의 증언과 정 선생 전기 등 기록에 생가 터를 입증하고 있다”며 “중국 관광객 유치 등 대 중국 홍보 효과가 큰 사업에 시가 뒤늦게 제동을 거는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정율성:

광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당시 중국공산당 의근거지였던 옌안(延安)에 정착, 인민해방군의 전신인 팔로군의 전투의지를 고취시키는 많은 군가를 작곡했다. 중국 정부가 ‘인민해방군 군가’로 공식 인정한 ‘팔로군 행진곡’과 혁명주역이 활동했던 옌안을 찬양한 ‘옌안송’(延安頌)은 지금도 중국인의 애창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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