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를 찾아라” 화재현장 수색작업중 소방대원 2명 순직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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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소방관들경북 칠곡군 왜관읍 노래방 화재 진화 도중 순직한 최희대 소방교(左), 김성훈 소방사.[연합]
순직 소방관들
경북 칠곡군 왜관읍 노래방 화재 진화 도중 순직한 최희대 소방교(左), 김성훈 소방사.[연합]
13일 오후 6시 12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5층 건물의 지하 1층 유흥주점에서 불이 나 진화작업을 하던 칠곡소방서 최희대(崔喜大·37·대구 북구 구암동) 소방교와 김성훈(金聖勳·29·대구 달서구 월성동) 소방사가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이들은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후 7시 반까지 진화작업을 펴던 중 내부에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하 유흥주점을 수색하다 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소방서 관계자는 “두 대원은 40∼50분가량 사용할 수 있는 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호흡기에 이상이 생겨 연기가 가득 찬 지하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질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칠곡소방서 측은 숨진 두 대원이 화재가 진압됐는데도 밖으로 나오지 않자 수색에 나서 주점 복도에 함께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불이 나자 주점에 있던 업주와 종업원 등 2명은 곧바로 대피해 무사했다.

순직한 최 소방교는 1994년 11월, 김 소방사는 지난해 11월 임용돼 칠곡소방서 119구조대에 근무해 왔다. 최 소방교는 부인(35)과 아들(12) 딸(5)을 뒀다.

미혼인 김 소방사는 임용 직후인 올해 1월 칠곡군의 한 장애인 고용업체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때 맹활약을 해 신규 소방대원으로는 드물게 구조대원이 됐다.

칠곡소방서 이종혁(李鍾赫·39) 소방장은 “최 소방교는 16일 승진시험을 앞두고 공부와 체력단련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는데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두 대원의 시신이 안치된 칠곡군 혜원성모병원을 찾은 유족들은 눈물 속에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불이 유흥주점의 천장에서 발생했다는 종업원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칠곡=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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