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우리 곁으로]광통교 떠내려갈까 … 비오면 밤새워

  • 입력 2005년 9월 30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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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통교 두꺼비상을 만지며 활짝 웃고 있는 서울시 청계천복원본부 김배식 씨. 그는 2년간 청계천 문화재 복원을 위해 발로 뛴 주인공이다. 권주훈 기자
광통교 두꺼비상을 만지며 활짝 웃고 있는 서울시 청계천복원본부 김배식 씨. 그는 2년간 청계천 문화재 복원을 위해 발로 뛴 주인공이다. 권주훈 기자
“비가 내리는 날이면 뜬눈으로 밤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빗물이 흐르면서 청계천에서 발굴하던 문화재가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밤새 보호시설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죠.”

서울시 청계천복원본부 김배식(金培植·51·6급) 씨는 2003년 8월부터 지금까지 청계천 문화재의 해체와 복원 실무를 도맡은 주인공이다.

광통교를 비롯해 모전교의 양안 석축, 하랑교 효경교의 바닥석을 복원하는 데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특히 교통소통 문제 때문에 원래 위치인 중구 남대문로 1가에서 150m 상류(종로구 서린동)에 복원된 광통교에 대한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복원 당시 광통교는 교대와 교각은 원형이 남아있었으나 상판석은 일제강점기에 거의 대부분이 훼손된 상태였다.

동영상으로 보는 청계천 사진으로 보는 청계천

그는 서울시 문화재심의위원회와 함께 광통교의 재질과 비슷한 돌을 찾아 전국을 수소문한 끝에 경기 포천시에서 화강석의 일종인 운천석을 찾아냈다.

돌 한 조각을 옮기는 것도 문화재청에 일일이 승인을 받고 진행하느라 문화재 복원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지난 2년간 집보다 청계천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는 김 씨. 하지만 “시민들이 청계천에 복원된 광통교를 보며 ‘멋지다’고 말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그는 말했다.

1974년 철도고교를 졸업하고 9급 공무원이 된 그는 틈틈이 학업에 열중해 불혹을 넘긴 나이인 1985년 서울 산업대 토목공학과 학사모를 썼다.

공무원 생활 31년. 서울지하철 2, 5, 8호선 공사와 한남대교의 설계 및 감독을 맡기도 했던 그의 꿈은 무엇일까.

“어떤 분야를 맡든지 항상 성실하게 근무한다는 생각뿐입니다. 노력한 만큼 좋은 결실을 맺게 되거든요.”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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