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포럼, 29일 연세대서 심포지엄

  • 입력 2005년 9월 28일 03시 01분


고교 교과서들의 편향적 역사인식에 대한 문제점을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학자들의 모임인 ‘교과서 포럼’은 29일 오후 서울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한국의 국사학계와 국사교과서 편찬,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는다.

이주영(李柱영·사학) 건국대 교수는 ‘한국 국사학계의 인식론적 토대에 대한 재검토’라는 발표문에서 “1980년대 이후 역사학계에 광범하게 퍼진 ‘민중-통일 사학’은 역사학의 기본 연구 주제를 민족의 분단 극복과 통일이라는 가치에 둠으로써 ‘실제로 일어난 일’을 기술하기보다는 명분, 희망, 염원 같은 추상적인 관념에 맞춰 곡해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오늘날 우리 사회 전체가 비현실주의적이고 관념주의적, 감상주의적 방향으로 쏠리고 ‘대한민국의 정체성 위기’를 가져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민중-통일 사학’을 포함한 국사학계 전체에 있다는 주장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희(李明熙·역사교육) 공주대 교수는 ‘우리나라 국사 및 근현대사 교과서 편찬체제의 문제점’이라는 발표문에서 “역사교과서 서술을 규정한 ‘내용 전개 준거안’이 너무 편향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서술자의 재량을 막고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 내에 교과서 검정을 위한 전문 인력이나 국가적 차원의 교과서 검증기준도 없는 것이 역사교과서 편찬체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중학교 국사교육 과정의 ‘내용 전개 준거안’ 중 ‘민주주의의 시련’이란 단원에서 우리나라는 이승만 정부 이전에 이미 민주주의가 확립돼 있었는데 이승만, 장면, 박정희 정부를 거치면서 계속 시련 속으로 빠져드는 입장에서 제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인식 틀로 교과서가 서술되면 광복 이후 현대 정치사는 민주주의를 가로막은 정치세력에 대해 민주주의를 회복한 세력의 투쟁사로 학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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