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 황우석 ‘IT-BT 연합군’ 난치병에 선전포고

  • 입력 2005년 9월 24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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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대에서 가진 특별대담에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이 결합하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기 기자
22일 서울대에서 가진 특별대담에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이 결합하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기 기자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가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 한 상원의원이 “생명공학기술(BT) 혼자 가는 것은 외롭고 힘든 길인데 기반기술이 발달한 미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황 교수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한국에는 기초체력을 확실히 갖추고 내공을 쌓아서 당장 역주(力走)해도 힘이 펄펄 남아도는 정보기술(IT)이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발전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대답했다. 2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수의대에서 황창규(黃昌圭)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과 가진 특별대담 도중에 황 교수가 소개한 일화다. 》황 교수는 이날 “IT와 결합하지 않으면 BT만으로 연구를 실용화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황 교수의 연구가 IT를 만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황 교수팀의 연구 주제는 크게 줄기세포와 복제돼지로 나뉜다. 두 가지 모두 난치병 치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는 환자의 체세포 유전자를 적절하게 변형시킨 후 복제해 줄기세포를 만든 다음 췌장세포나 면역세포로 분화시켜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식이다.

복제돼지 연구는 환자에게 이식할 장기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이식된 장기가 환자 몸에서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돼지의 유전자를 변형시켜야 한다.

두 가지 연구 모두 인체에 이식한 후 부작용 여부를 체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기술이 바로 IT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나 돼지장기를 이식했을 때 언제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BT만으로는 알 수 없다”며 “초소형 IT 장비를 몸속에 넣고 실시간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소형 로봇이 혈관을 통해 치료 부위까지 이동해 줄기세포나 돼지장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주치의에게 보내게 된다.

주치의가 로봇을 원격조종해 약물을 투여하거나 절개하는 등 치료를 할 수도 있다.

황 교수는 “IT와 BT가 결합하면 줄기세포를 이용해 유전성 당뇨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같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IT의 대가인 황 사장은 황 교수의 전망에 대해 “한국은 정보를 저장하는 반도체와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기술이 모두 발달해 있어 유리하다”며 “복잡한 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초 수준의 인프라는 이미 돼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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