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점호도 사라진다…6개대대 내달부터 시범운영

  • 입력 2005년 9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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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육군의 병영생활이 확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일석점호가 사라지고 입대동기들로만 구성된 ‘동기내무반’이 생긴다.

육군은 자율적인 병영생활을 구현하기 위해 일과표를 통제 위주에서 자율 위주로 전환하고 내무반의 개념도 한꺼번에 소대병력이 들어가는 수용형에서 분대 규모의 주거형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지금의 병영생활은 일과가 끝난 뒤에도 잦은 집합과 교육으로 병사들이 제대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훈련을 포함한 일과시간과 여가시간을 확실히 구분해 일과가 끝난 뒤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의 개인 시간을 병사들이 최대한 자율적으로 활용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육군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점호를 폐지하고 일과가 끝난 뒤 병사들은 외부 간섭을 최대한 배제한 상태에서 각종 취미활동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존 소대 단위의 ‘수용형 내무반’을 분대 단위의 주거형 내무반으로 점진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육군은 6개 대대를 시범부대로 선정해 10월부터 시범운영한 뒤 그 결과를 분석해 내년부터 전 군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독일 병영을 모델로 한 자율 중심의 병영생활은 장병의 기본권 향상은 물론 좀 더 효율적인 부대관리를 통해 전투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육군은 입대 동기생들로만 소대와 중대를 편성하는 ‘집단 보충제도’를 이달부터 시범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동기생들로만 부대를 편성하면 친근감으로 전우애가 돈독해지고 자율적인 병영생활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폭력이나 구타를 근절할 수 있다는 게 육군의 판단이다.

육군은 예하 2개 사단을 선정해 9일부터 1년간 동기소대 및 중대를 시범운영한 뒤 그 결과를 분석해 전 부대로 확대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각종 전술훈련 시 선임병의 노하우 전수가 제한되고 간부들의 지도 횟수가 증가하는 단점도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의 분석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적용할 것이라고 육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 밖에 내년부터는 희망자에 한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복무했던 부대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대상 부대는 6·25전쟁에 참전한 1, 3, 6사단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백마와 맹호, 비둘기 부대를 포함해 36개 부대이다. 도심이나 후방에 있는 부대는 제외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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