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현상 선수층 얇아 기능올림픽 우승좌절 예견”

  • 입력 2005년 6월 4일 03시 02분


“한국이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합우승을 놓친 것은 예고된 결과였는지 모릅니다. 국제 기술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선수층이 얇아졌기 때문이죠.”

이동훈(李東勳·산업인력공단 이사장·사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선수단장은 2일 귀국 직후 전화 인터뷰에서 핀란드 헬싱키에서 폐막된 기능올림픽대회 6연패 실패에 허탈감을 나타냈다.

이 단장은 “한국의 기술력이 아직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1999년 캐나다 기능올림픽 때부터 외국의 수준이 좋아지면서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다”며 “지금부터라도 기술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에 금메달 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6개로 스위스(금 5개, 은 7개, 동 8개)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15회나 금메달을 차지했던 기계제도와 컴퓨터설계 부문에서는 일본 선수에게 지면서 은메달에 그쳤다.

기계제도 부문은 출제위원이 일본인이라 일본 선수가 99점을 얻으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었고 컴퓨터설계는 한국 선수의 막판 실수로 금메달을 놓쳐 선수단이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총메달점수 77점으로 스위스(81점)에 메달 한 개의 점수 차이밖에 나지 않고 3위인 독일(53점)에는 월등히 앞섰다. 37개 참가국 중 가장 많은 31개의 메달을 땄다. 선진기술 훈련을 강화하면 세계 정상의 자리에 다시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셈.

이 단장은 이번 대회를 교훈 삼아 기능올림픽과 관련된 제도와 규정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연간 209만∼300만 원인 메달 수상자 연금을 더 늘리고 국영기업 취업을 보장하거나 창업을 지원할 계획.

이 단장은 “체육 올림픽에 비해 기능 올림픽이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기술인에게 국민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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