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허남식 부산시장 취임 1년

  • 입력 2005년 6월 2일 0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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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허남식(許南植·56) 부산시장은 취임 직후 “성숙한 ‘세계도시 부산’을 건설할 것”이라며 “오직 ‘일’로써 시민 심판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가 속도를 내는 바람에 부산시 직원들은 “과거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볼멘소리를 한다. 그러나 “시장으로서의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추진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허 시장은 최근 2020년 부산의 비전을 담은 로드맵을 제시했다. 21세기 동북아시대 해양수도를 목표로 ‘남부경제권 중추도시’, ‘동북아 문화 과학중심도시’, ‘세계자유 거점도시’를 실현하겠다는 것.

이 로드맵은 그동안 나왔던 부산발전 방안을 보완한 것에 불과할 뿐 유비쿼터스 시티 건설 말고는 눈에 띄는 대목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엄청난 예산 조달방안도 허술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의문이다.

이 뿐 아니다.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출범 1년이 지난 현재까지 투자유치 실적이 미미하다. ‘부산·진해 신항만’ 명칭문제도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며 조례까지 만들었지만 기업인들은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민원 처리지연이나 떠넘기식 업무처리가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심하다는 게 경제인들의 불만이다.

허 시장은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및 각료회의를 부산 도약의 계기로 생각한다.

그래서 벡스코 및 동백섬 2차 정상회의장을 잇따라 점검하는 등 APEC 성공개최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명지대교와 남항대교 공사장, 김해공항 2단계 확장사업 등은 현장을 직접 찾거나 진행상황을 꼼꼼히 챙긴다. 이 때문에 “내년 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여론도 있지만 그는 “성격이 부지런해 그렇다”고 설명한다.

그는 1일 “부산을 동북아 중심도시로 키우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허 시장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를 어느 정도 구체화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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