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대 ‘총장퇴진’ 갈등 증폭

  • 입력 2005년 4월 6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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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니 물러나야 한다.”

“대학 구조개혁을 막기 위한 총장 흔들기다.”

대구대 직원노동조합과 대학본부 측이 최근 제기된 ‘총장 자질론’을 둘러싸고 정면대결 양상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대 직원노조(190명)는 6일 “이재규(李在奎) 총장의 독단적인 학교 운영이 오히려 대학 발전을 막고 있다”며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

직원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총장이 자신의 기분에 따라 직원들에게 심각한 인격모독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노조의 반발을 마치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는 것은 기만적”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수(金賢秀) 노조위원장은 “대학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노조도 공감한다”면서 “일방적으로 직원들의 희생만 강요하거나 인간적 모독을 일삼는 것은 총장으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4일 이 총장이 홍보도우미로 활동 중인 여학생을 ‘다방 레지’라고 표현하는 등 성희롱 성격의 발언과 인격모독을 일삼고 있다며 부당노동행위로 대구지방노동청에 고소했다.

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이 총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사법당국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일부 여학생과 여직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당시 분위기를 감안해 농담조로 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총장은 또 “국내 대학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수 있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가능한 빨리 구조개혁을 끝내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직원들과도 매끄럽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지난달 지역 대학 중 가장 먼저 △명예퇴직제 △입학정원 감축 △직원 급여 또는 직원 수 10% 감축 △경쟁력 없는 학과 감축 등을 내용으로 한 구조개혁 방침을 발표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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