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덩굴 줄줄이 올라오듯… 노태우 비자금 12억 또 나와

  • 입력 2005년 4월 6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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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상길·朴相吉)는 6일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金玉淑) 씨 명의로 11억9000여만 원이 입금된 2개의 계좌를 발견해 노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으로 국고환수 조치를 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돼 2628억9600만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이번 추징으로 국고 환수액은 80.25%인 2109억9596만 원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계좌추적 과정에서 김 씨 명의로 2002년 1월 6억4160만 원, 2004년 5월 5억 원짜리 계좌가 각각 개설된 사실을 확인하고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관됐을 것이란 의혹을 갖고 조사를 벌여 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돈은 입금 당시 일부 수표를 제외하면 대부분 현금으로 예치됐으며, 이자가 붙어 총 11억9000여만 원이 됐다.

김 씨는 서면으로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이 돈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아니라 가족이 별도 관리해 오던 돈을 증식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납부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돈이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김 씨 측에서 추징금 납부에 쓰겠다고 함에 따라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사를 계속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노 전 대통령이 시중은행의 비실명계좌에 관리 중이던 은닉 비자금 73억9000만 원 중 세금 등을 제한 16억4000만 원을 추징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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