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특명 “英語고지를 점령하라”

  • 입력 2005년 3월 14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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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50사단에서 사단장부터 하사관까지 참가하는 영어회화 강좌가 정기적으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오후 6시 50사단 내 정보화교육장 강의실(대구 북구).

일과를 끝낸 김상기(金相基·53·소장) 사단장을 비롯해 소속 장교와 부사관 등 30여 명이 영어회화 교재를 들고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았다.

강사로 나선 경북외국어대 제임스 맥코리슨(37) 교수가 영어로 부대 소개를 해볼 것을 주문하자 한 장교가 서투른 발음으로 더듬거리며 소개를 했다.

또 맥코리슨 교수가 진지하게 강의를 하다 갑자기 코믹한 표정과 몸짓으로 설명하자 강의실은 ‘웃음바다’로 변하기도 했다.

부대 간부들이 이처럼 영어회화 공부에 나선 것은 어학공부를 통해 자기계발을 하고 한미 연합작전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1일 강좌를 개설한 부대 측은 인근에 위치한 경북외국어대 소속 교수 2명을 강사로 초빙해 매주 월, 목요일 2시간씩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다.

월요일에는 이 대학 국제부 김영주(金英珠·65·여) 석좌교수가 10년간 해외여행 등의 경험을 토대로 직접 만든 교재로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것 등을 가르친다.

김 교수는 가장 널리 쓰이는 표현을 100번 이상 소리 내어 읽고 외운 뒤 그에 맞는 상황을 접하면 바로 구사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터득한 요령을 가르치고 있다.

목요일 강사로 나서는 맥코리슨 교수는 원어로 진행하는 강의 도중 틈틈이 우리말을 섞어가며 미국인들의 생활습관, 사고와 의식, 문화환경 등을 소개해 부대원들의 안목을 넓혀 주고 있다.

이 부대 최은영(崔恩永·25) 소위는 “교수님들이 친절하게 가르쳐 줘 영어회화 공부에 재미가 붙어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며 “곧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우리 부대에 파견되는 미군 장교에게 과감하게 말을 건네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단장인 김 소장은 “똑같은 수강생 자격으로 함께 공부하는 부하들을 편하고 자유롭게 대하고 있다”며 “연령과 계급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를 하다보니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어 부대 단합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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