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이만재 부천대학 문화상품디자인과 교수

  • 입력 2005년 2월 25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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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가 5대 문화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는 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피판)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영화제를 주도하던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말 임기 2년 4개월을 남겨두고 돌연 해임됐고, 후임 집행위원장도 선임 직후 중도 하차했다.

부천시는 김 전 위원장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과 겸임함에 따라 피판 일의 집중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교체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피판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천시장에게 의전적 실수를 저질렀으며 이것이 해임 사유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부천영화제 프로그램이 시민과 함께 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물어 교체됐다는 분석도 없지는 않다.

게다가 후임 위원장이 선임된 지 20여 일 만에 중도 하차함으로써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필자는 부천이 ‘문화 민주주의’를 수행할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부천시는 김 전 위원장을 해임하기에 앞서 소명의 기회를 충분히 줬는지 의심스럽다. 또 새 위원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중지를 모아 소신 있게 일할 여지를 만들어 주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김 전 위원장이 부천시민들을 끌어안고 수준 높은 기획으로 색깔 있는 영화제를 이끌어왔는지를 별도로 따져볼 필요도 있다.

문화는 공공성과 함께 지역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피판의 새 집행위원장 임명도 공론화되어야 한다. 지역성에 바탕을 둔 지역문화의 본질은 개성이다. “비슷한 것은 가짜”라는 말이 있듯이 뚜렷한 차이를 가진 차별성이 요구되고 있다.

‘피판 사태’를 계기로 부천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화예술축제가 공공성과 지역성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지 반성해보길 바란다.

mcl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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