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다툼 엽총참극… 60代가 이복동생 가족에 난사

  • 입력 2005년 2월 10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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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 분배에 불만을 품어 온 장남이 설을 맞아 모인 이복동생 가족에게 엽총을 난사해 3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 낮 12시 40분경 이모 씨(67·경기 파주시 금촌동)가 파주시 탄현면 법흥2리 이복 둘째동생(1999년 사망) 집에서 엽총을 난사해 제수 한모 씨(45)와 한 씨의 딸(13), 이복 첫째동생의 작은딸(25) 등 3명이 숨졌다.

또 이복 첫째동생의 며느리(34)와 이 씨의 12촌 동생(45)은 중상을 입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관할 파주경찰서 교하지구대에서 “경북 안동으로 수렵을 간다”며 보관해 뒀던 엽총을 찾은 뒤 이복 둘째동생 집으로 가 장전된 실탄 15발 중 9발을 난사했다.

이 씨는 이어 인근 이복 첫째동생의 집으로 갔으나 아무도 없자 집에 불을 질러 전소시킨 뒤 50m 떨어진 야산으로 가 엽총으로 자살했다.

이 씨의 두 아들과 이복 첫째동생, 남자 조카들은 당시 성묘를 가 화를 면했으며, 12촌 동생은 인근을 지나던 중 총소리를 듣고 달려와 범행을 막으려다 총상을 입었다.

이복 첫째동생의 큰딸 A 씨(31)는 이 씨가 엽총을 난사할 당시 침대 밑에 숨어 있다 뒤늦게 자신을 발견한 이 씨와 엽총을 잡고 실랑이를 벌이다 손목을 부상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20년 전 아버지에게서 자신은 2600평, 이복 첫째동생은 3000평, 이복 둘째동생은 2400평의 땅을 물려받은 데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3년 전 이복 첫째동생이 개발 등으로 값이 크게 오른 1000여 평을 4억 원에 매각하자 “왜 마음대로 땅을 파느냐, 내 땅을 내놓으라”며 심한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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