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인천 계양구 작전2동

  • 입력 2005년 1월 31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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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기름이 벌써 다 떨어져 가네. 할머니, 곧 채워 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

“운동 삼아 왔다 갔다 하면서 기다렸어. 도시락 맛있게 먹을게.”

1월 26일 인천 계양구 작전2동의 달동네에 속해 있는 ‘산길 5번지’.

이 곳에 홀로 사는 김은식(77) 할머니가 도시락을 배달하러 온 ‘작전2동 새마을부녀회’ 주부회원들을 동네 어귀에서 반갑게 맞이했다.

주부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홀로 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정신 또는 지체부자유자에게 일주일분 반찬을 전달해주고 있다. 이들은 도시락 배달 외에도 노인들의 병색이나 생활 형편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이날 26곳의 가정에 배달된 일주일분 반찬은 돼지고기 두루치기, 코다리 조림, 마른 병어 볶음, 배추 겉절이 등 4가지.

부녀 회원들이 인천 삼산농산물도매시장에서 사온 재료로 2시간가량 손수 만든 반찬이다. 회원들은 정성껏 만든 반찬을 봉고차를 타고 골목길을 누비며 배달해준다.

지난해 3월 시작된 이 사업을 위해 부녀회원 18명은 매달 1인당 1만원씩 걷고 있고, 이웃 주민 50여명이 후원금을 낸다.

작전2동사무소는 동장실을 조리실로 꾸몄고, 시장 상인들도 반찬거리를 ‘원가 수준’으로 조달해주는 등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인근 인천장례식장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이 세상을 떠나면 장례식을 무상으로 치러주고 있다.

김선혜 부녀회장(53)은 “집 앞에 갖다놓은 반찬 통이 며칠씩 그대로 있으면 아주 불안해진다”며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도시락을 돌려줄때 빈 통 속에 쪽지나 화장품 견본 등을 넣어 감사의 뜻을 전해주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단독주택이 많이 몰려 있는 작전2동은 주민간에 온정이 넘치는 따뜻한 마을이다. 지난해 10월 동네 주부들은 1개월 동안 생활용품을 모으고 먹을거리를 직접 만들어 ‘알뜰 바자회’를 열었다. 수익금은 형편이 어려운 70 가정에 김장을 담가주는 비용으로 사용됐다.

11월에는 통장들이 이웃 돕기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나눔 장터’를 열기도 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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