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군산 공군 제38 전투비행전대 ‘사랑의 도시락’

  • 입력 2005년 1월 26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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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도시락 왔습니다”

전북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현순임 할머니(74) 집에는 매일 아침 공군 장병들이 도시락을 들고 찾아 온다.

‘건빵 도시락’ 파문을 빚은 전북 군산에 자리한 공군 제38 전투비행전대에서 부대 인근 마을의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9월경.

이 부대 주임원사인 김종열(金鍾烈·45)원사가 부대 주변 마을에 형편이 어려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자비로 직접 도시락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김원사는 여러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부대에 건의했고 이 건의가 받아 들여져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독거노인 4명에게 도시락이 배달되고 있다.

이 도시락은 밥과 국, 5가지 반찬이 담긴 장교식당 수준으로 매일 아침 이 부대 장병들이 노인 집에 직접 배달해 준다.

김원사가 도시락을 배달하던 2003년 11월경 한 할머니 집의 문을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이미 숨진 상태였다.

그는 인근 주민들과 면사무소에 알려 장례를 치루도록 도왔고 그 이후 노인들에게 더욱 신경 쓰는 계기가 됐다.

김원사는 “무의탁 독거 노인들이 대부분 몸이 불편한데다 국가에서 지급하는 20만원으로 생활하다 보니 이 도시락 하나로 하루를 때우는 경우도 많다”며 “더 많은 독거 노인에게 도시락을 전할 수 있도록 부대에 건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대는 매월 새로운 장병이 전입해 오면 군산시내 성모양로원이나 행복의 집을 찾아 노인 식시수발과 목욕시키기 등 봉사활동을 의무화 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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