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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5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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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구미경찰서에 처음 발령을 받았던 김모 순경(27)이 택시에서 내리자 경찰서 앞에서 기다리던 고참들이 그를 건물 안으로 ‘모시고’ 들어갔다. 구미경찰서는 김 순경의 전입신고와 환영행사를 위해 경북 청도에 사는 부모를 특별히 초청했다.
입문하는 순경과 현직을 떠나는 경찰관을 위한 이 같은 행사는 지난해 11월 부임한 김석기(金碩基·51) 경북경찰청장의 소신에 따라 마련됐다.
그는 취임 당시 “직원들이 경찰직에 강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순경 환영식과 퇴임식 분위기만은 꼭 감동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치안유지라는 경찰 본연의 임무가 활발하게 이뤄지려면 경찰직에 대한 자부심부터 살려야 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그동안 순경이 경찰서에 전입신고를 하는 날이면 어떻게 할지 몰라 기웃거리는 듯한 모습도 적지 않았어요. 정년 퇴임식은 또 얼마나 썰렁했습니까. 밋밋한 분위기에서 대충 했지요. 경찰조직에서 가장 먼저 바꿔야 할 풍토라고 봅니다.”
경북경찰청 내부에서도 김 청장의 이 같은 태도에 고개를 끄덕이는 직원들이 많다.
김 청장은 ‘포돌이’와 ‘포순이’로 널리 알려진 경찰 캐릭터를 만들어낸 주인공.
1999년 11월부터 경찰의 상징마크가 된 포돌이와 포순이는 그가 1997년 인천 연수경찰서장으로 근무할 때 만화가 이현세(李賢世·49) 씨와 함께 만든 이 경찰서의 상징인 ‘연폴’에서 비롯됐다.
경주중 선후배인 김 청장과 이 씨는 계속 연구해 귀와 눈은 크고 가슴에는 천칭을 달고 있는 현재의 포돌이와 포순이 모양을 만들어냈다.
그는 “포돌이, 포순이 모양은 주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구석구석 살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순경은 환영받고 선배는 자랑스레 퇴임하게 되면 누구나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단속과 처벌의 대상이던 국민이 이제 봉사해야 할 대상으로 바뀐 만큼 올해는 경찰 내부에서도 진솔한 대화가 오가는 분위기가 조성돼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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