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사칭해 현금 2조원 인출 기도

  • 입력 2004년 12월 31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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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사칭해 유엔기금을 조성한다며 가짜 자기앞수표로 2조 원의 현금을 인출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1일 2조 원의 가짜 자기앞수표를 발행해 현금으로 인출하려던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외자유치회사인 B사 김모 이사(46)와 수협 전남 J지방출장소 박모 소장(47)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8일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수협 지점에서 박 소장이 수기(手記)로 발행한 5000억 원의 가짜 수표 4매를 현금으로 바꾸려한 혐의다.

조사결과 김 이사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3명과 함께 CIA 한국지부장 등을 사칭하며 박 소장과 같은 출장소 이모 대리(38)에게 접근해 "수협 휴면계좌의 2조 원을 유엔기금으로 조성하기로 '윗분'과 합의했으니 도와주면 출장소에 300억 원을 유치하겠다"며 유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역삼지점에서 돈을 바꾸려다 수표가 미등록된 것이 확인돼 J지방출장소에서 급히 전산 조작해 등록했으나 1000억 원 이상의 수표는 전산입력이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던 여직원의 신고로 사기행각이 들통 났다.

경찰은 나머지 일당을 쫓고 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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