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장관, 당신의 제자인게 부끄럽다"

  • 입력 2004년 12월 28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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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金大煥) 노동부 장관이 재직 중인 인하대의 졸업생 227명이 28일자 한 일간지 광고를 통해 "우리는 당신의 제자라는 사실이 한없이 슬프고 부끄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제자들이 드리는 글'에서 "김 장관이 만들어낸 공무원노조법안과 파견 업종 확대를 담은 비정규직 법안이 1500만 노동자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공무원 노조의 파업으로 1300여명이 파면 해임 등 징계되고 비정규직 법안에 반대한 노동자들이 구속됐다. 이게 김 장관이 주장했던 개혁이냐"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노동부 장관으로서 온갖 독설로 정부의 노동자 죽이기 정책에 나팔수 노릇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아연실색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김 장관이) 여러 사회단체에 참여해 개혁적인 학자로서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때는 존경받는 교수였다"면서 "정책 결정자가 돼 개혁적인 학자로서 가졌던 원칙과 소신조차 지킬 수 없다면 노동자들에게 겸허하게 사과하고 장관직에서 물러나라"고 권고했다.

김 장관은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87년 민주화 당시 노동자 대투쟁도 대학생, 넥타이부대, 야당, 재야세력 등이 만든 민주화 공간에 편승한 것이며, 대기업 노조는 노력에 비해 과도한 과실을 따먹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었다.

한편 김 장관이 1987년 창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는 지난 달 공무원노조 탄압 등을 이유로 김 장관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민교협은 28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김 장관의 회원 제명 여부를 논의했으나 최종 결정은 내년 6월 총회에서 하기로 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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